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감동뿐만 아니라 현실을 반영한 교육적 가치도 큽니다. 특히 법조계, 언론, 의료 분야처럼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에서 실제 사건을 다룬 영화는, 그 분야의 역할과 책임, 한계까지 조명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재판 실화를 다룬 영화 「허스토리」(2018)를 중심으로, 실화의 힘과 전문가의 책임에 대해 분석합니다.
법조계: 관부 재판 실화와 정의 구현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총 6년간 벌어진 ‘관부 재판’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법정 드라마입니다. 실제로 부산 지역 시민운동가들과 여성단체, 정의로운 변호사들이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벌였습니다. 이 소송은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일본 법정에 서서 일본 정부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묻는 과정이었고, 당대 법조계와 외교, 시민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변호인단과 지원단의 활동, 자료 조사, 증언 준비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합니다.
의료와 트라우마: 피해자의 상처와 전문가 역할
「허스토리」에서 중요한 축은 피해자의 트라우마와 이를 보듬는 전문가들의 협력입니다. 피해자들은 고령이며 PTSD와 신체적 후유증을 겪고 있어, 법률 대응뿐 아니라 심리적, 의료적 지원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영화는 정신과 의사, 사회복지사, 통역사, 간호사 등이 동행하여 피해자의 건강을 돌보고, 진술의 준비를 돕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진실을 드러내는 데 있어 ‘존엄’을 지키는 행위로, 전문가들이 협업하여 정의 구현에 기여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냅니다.
언론과 기록: 사라지는 진실을 지키는 힘
이 사건이 국제사회에 알려진 데에는 언론과 기록자의 역할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영화는 기자, 작가,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피해자의 증언을 알리고, 사건을 외부로 확산시키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합니다. 또한, 역사학자들이 증언을 문서화하고 학술적으로 정리하는 과정도 함께 그려지며, 이는 단순한 영화적 연출이 아니라 실제 재판 당시 있었던 중요한 작업이기도 합니다. 전문가가 진실을 기록하고 후대에 남기는 사명감을 영화는 강렬하게 전합니다.
「허스토리」는 단순한 위안부 피해자 소재 영화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전문가들이 어떻게 실화를 증명하고, 피해자를 지키며, 역사와 정의를 위한 싸움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메시지의 영화입니다. 법조인, 의료인, 언론인 등 각 전문 분야가 어떻게 연대하고 협업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 영화는, 전문 직군 종사자들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한 번쯤 반드시 봐야 할 실화 기반 작품입니다.